데이터의 특성을 파악하지 않고, ITS데이터에서 통계적인 유의성이 나오는 Alpha diversity plot을 그렸다.
그러나 이는 각 Site별로 다양성의 차이가 나는 변수를 무시한 채, 통계적인 유의성이 돋보이는 그럴듯한 결과물 제출했다. 나 또한 이 그림이 의미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 이상의 생각을 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분석한 데이터는 샘플의 수가 많지 않았으며, 샘플링 시기가 약을 처방하고 일정한 간격만큼 측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많은 변수가 존재했다. 그러므로 교수님께서는 이 샘플의 연구의 목적은 이 약을 처방한 환자의 Fungus의 분포를 보는 것 그 이상의 결과물을 내기 어렵다고 하셨다.
대학원을 오기 전에 고려했던 것은 내가 연구라는 분야에 활약할 수 있는지였다. 이전의 경험에 따르면 나는 단순 노동이던 사무직이던 일을 못한다는 소리는 들어보지 못했지만, 엄청나게 잘한다고는 장담할 수 없었다. 하지만 결과에 따른 고찰과 통찰이 필요한 분야에서 내가 과연 결과물을 낼 수 있을까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 처음에는 분석업무를 주로 배웠으므로 주어진 일만 수행하면 되니 마음은 편했다. 그러나 대학원에 입학하니, 교수님의 영향이 크다 하더라고 결국 스스로 고찰하는 방법을 깨우쳐야 했다. 아직은 랩미팅 전날에 ppt에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 급급하다. 내가 만든 결과물을 다시 한번 들여다보고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생각하는 시간이 부족했다.
다음에는 적어도 미팅 하루 전에 분석을 끝내고, 의문점들을 해소하기 위해 여러 논문을 찾아보자. 또한 이 샘플을 분석하면서 ITS의 분석에 대한 전반적인 공부와, Fungus분포에 대한 이해를 넓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