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을러서 뭐든 효율적으로 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런 성향이 코딩이랑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매일 하는 일이 데이터 분석하고, 관련 함수를 모아서 패키지 만들고, 나중에 만든 패키지로 분석 한 번에 돌리고, 이제는 ppt도 엑셀도 코딩으로 만든다. 이러다가 티스토리 글도 코딩으로 적겠다 싶었다.
(검색해 보니 python과 티스토리 API를 사용해서 html로 글을 적을 수 있긴 했다..!)
사실 이런 마음은 코딩을 시작한 지 1년 미만의 사람에게서 일어나는 일종의 뽕이라는 생각도 든다.
이에 관해서 "요즘 개발자 특. jpg"라는 조소적인 글을 많이 보았다. 맥북에 아이폰, 애플워치를 차고 카페에서 코딩을 타닥타닥 하면서 카톡 이름은 영어이름인 사람을 비웃는 글이었다.
본인은 그런 이미지로 비치기엔, 고작 분석하고 그림 그리는 거 정도 하는 사람일 뿐이다.
심지어 개발자의 범주 안에 들지도 않는다! 자고로 개발자는 백엔드, 프런트 앤드와 서버관리를 어느 정도 할 줄 알아야 개발자라고 생각한다. 제대로 된 개발은 없던 것에서 새로운 것을 만드는 행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단지 다른 사람이 개발한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뿐이기에 개발자에 속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나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생물정보학 분야로 포장은 되어있지만, 결국 유전체를 분석하는 분석가이다. 연구자라고 하기엔 고찰과 탐색의 성격이 약하기 때문에 분석가라고 칭하고 싶다. (물론 교수님은 같은 코드를 반복해서 실행만 하는 엔터의 노예가 되지 말라고 하시지만..)
지금 하고 있는 분석에서도 배워야 할 것이 무수히 많다. 그러나 내가 연구자의 길을 평생 걸을 수 있을지에 대한 장담은 하지 못할 것 같다.
훗날 유전체 분석만 하고 있는 컴퓨터 앞 거북이가 되고 싶진 않다.
아마 내 앞날은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로 콘텐츠를 만들거나, 관련 강좌를 강의하는 강사가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