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얇은 귀
한 유튜브 쇼츠에서 최악의 글꼴로 Arial를 뽑았다. 생물학도로써 가장 많이 보고 쓰는 서체는 Arial일 것이다. 그러나 디자이너 입장에서는 짝퉁 폰트에 미묘하게 간격이 안 맞는다고 한다.
그 영상 댓글에 어떤 건축학도가 "montserrat" 폰트를 쓰고 교수님께 10분간 폰트를 칭찬하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부처님 귀를 닮았다는 소리를 듣곤 했지만, 사실 나는 귀가 많이 얇다. 그렇게 나는 첫 포스터의 폰트를 montserrat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 2. 학회 포스터 디자인
올해 11월 6일부터 9일에 개최된 아시아 태평양 의진균 학회(APSMM)에 참석하게 되었다. 3년마다 개최하는데 올해는 일본 교토에서 주최하게 되었다.
진행 중인 과제 특성상, 온전한 결과를 발표하지 못하여 아쉬움이 남지만, 부족한 데이터는 디자인으로 메꿔 보고자 하였다.
1) 디자인 참고자료는 핀터레스트를 사용했다. 아래 디자인은 3가지의 포스터를 짬뽕해서 섞은 결과물이다. 사용한 색은 병원과 어울리는 청록~파란색 계열을 쓰면서, 내가 좋아하는 민트색을 사용하였다.
2) 내 목표는 montserrat를 제목부터, figure, table, legend까지 모두 사용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만족스러운 결과를 생산하였다.
그림 내부 폰트까지 맞추는 경우가 일반적인지 모르겠지만, 이미지 내부 폰트까지 모두 통일하니 결과물이 훨씬 깔끔했다.
3) 포스터 내용을 완성한 다음 디자인 전공자 두 명에게 컨펌을 받았다.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색 조합을 추천해 주었지만, 현재 색이 마음에 들어서 바꾸지는 않았다. 그러나 글의 구조나 비율에서 많은 조언을 받아 적용하였다.
출판 전 데이터이므로 ChatGPT의 도움으로 가짜 포스터를 만들어 보았다. 하지만 내용만큼은 진짜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 ) 학회명과 포스터 넘버는 왼쪽 아래 적었으며, 연구실 홈페이지 주소를 QR로 첨부하였다.
# 3. 이게 된다고?
APSMM교토에서 즐거운맛있는 학회일정을 끝내고 한국으로 귀국한 다다음날, 메일 한통을 받았다.
포스터 발표상을 수상했는데, 불참으로 상장을 pdf로 전달한다는 메일이었다.
'나에게 말을 건 그분이 주요한 심사위원이셨나? 내 구린 영어를 잘 알아들으셨을까? 참가상인가?' 온갖 생각이 다 들었다.
본 연구 결과가 흥미롭긴 하지만, 유의한 결과까지는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포스터를 잘 만들어서라고 결론지었다.
결과적으로는 montserrat 폰트를 학회 포스터사용에 매우 추천한다👍👍